골드만삭스, 코스피 눈높이 대폭 상향…“반도체 이익 사이클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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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코스피 목표치 상향,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 증시 재평가 이끈다
골드만삭스가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한층 강화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9000에서 1만2000으로 올려 잡았다. 한국 증시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도 여전히 기업 이익 증가와 저평가 매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 강세의 핵심은 ‘유동성’보다 ‘실적’
3일 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주식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최근 한국 증시 상승이 단순히 시장 자금 유입에 따른 가격 상승이 아니라, 기업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한 재평가 과정이라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주요 시장 가운데 한국의 이익 성장 흐름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코스피 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277%로 크게 높였다. 주당순이익, 즉 EPS 성장률 전망도 올해 320%, 내년 25%로 제시했다. 이는 반도체 가격 회복과 공급 부족, 인공지능 관련 수요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골드만삭스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다. 보고서는 시장이 메모리 업황의 지속 기간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한국 증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메모리 가격과 수익성 개선은 지수 전체의 이익 전망을 끌어올리는 핵심 변수다. 단순히 특정 업종의 호황이 아니라, 한국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다시 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이 올랐지만 아직 싸다”…PBR 1배 미만 기업에 주목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저평가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60% 이상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 즉 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PBR 1배 미만은 시장에서 기업의 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단순히 PBR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 매력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익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함께 진행될 경우 저평가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나타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도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인으로 봤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자본 효율성 제고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그동안 낮은 평가를 받아온 기업들의 주가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단기 과열 부담은 변수…조정 시 매수 기회 가능성
다만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일부 투자자들의 투기적 포지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증시가 빠르게 오를수록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커진다. 특히 반도체와 AI 관련주 중심의 상승세가 강했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는 조정이 나타날 경우 장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 이익 증가라는 중장기 흐름이 유지된다면,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상승 추세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아시아 증시는 혼조
같은 날 아시아 증시는 국가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오후 장중 6만8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반도체 랠리가 일본 반도체·전자주 투자심리까지 끌어올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중국 본토 증시도 비교적 견조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경기부양 기대와 기술주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아시아 증시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라는 공통된 호재를 공유하고 있지만, 각 시장의 밸류에이션과 수급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추가 상승의 관건은 실적 지속성
향후 코스피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반도체 이익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다. 만약 메모리 공급 부족과 AI 수요 확대가 골드만삭스의 전망처럼 장기화된다면, 한국 증시는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외국인 수급 변화, 글로벌 금리 흐름, 미국 기술주 변동성은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률만 보기보다 기업 이익 전망과 업종별 실적 개선 속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전망은 한국 증시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평가와 아직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평가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결국 코스피의 다음 방향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 이익 증가가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