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밖으로 번지는 유동성… 시장은 ‘규모’보다 ‘용도’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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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순유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하이퍼리퀴드와 베이스가 신규 유동성 흡수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온체인 자금 흐름에서는 체인 경쟁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어느 네트워크에 자금이 가장 많이 모이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자금이 어디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같은 유동성이라도 보관·정산·거래 목적이 갈리면서 체인별 역할 분화가 선명해지고 있다.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아르테미스가 집계한 4월 12일부터 18일까지의 주간 흐름을 보면, 아비트럼과 하이퍼리퀴드가 대규모 유입을 기록했다. 아비트럼은 약 7억달러, 하이퍼리퀴드는 약 6억달러 수준의 자금을 끌어들였고, 이더리움도 3억달러대 유입을 나타내며 여전히 중심축 역할을 유지했다. 베이스와 폴리곤 PoS 등 주요 레이어2 역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하지만 자금의 성격은 총유입보다 순흐름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아비트럼은 유입과 유출 규모가 모두 큰 편으로 나타나면서 자금이 오래 축적되는 장소라기보다 여러 체인을 연결하는 경유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하이퍼리퀴드는 순유입이 크게 나타나며 실질적인 자금 흡수력을 보여줬다. 베이스 역시 순유입을 기록하며 신규 유동성이 안착하는 통로로 존재감을 키웠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자금이 들어오는 핵심 네트워크지만, 같은 기간 유출 규모가 더 크게 집계되면서 주요 체인 가운데 가장 큰 순유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이 완전히 이탈했다기보다, 이더리움을 출발점 삼아 다른 체인으로 재배치되는 흐름이 강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수수료와 처리 속도, 그리고 체인별 사용 목적 차이가 있다. 레이어2와 신흥 체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실제 거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하이퍼리퀴드는 파생상품과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몰리면서 단순 보관이 아닌 실행 중심 유동성을 끌어당기는 네트워크로 부상했다. 베이스는 거래소 연계성과 사용자 접근성을 무기로 신규 자금 유입 창구 역할을 넓히는 모습이다.
반면 중위권 체인에서는 뚜렷한 우위가 확인되지 않았다. BNB체인과 솔라나는 유입과 유출이 비슷한 수준에서 맞물렸고, 일부 신규 체인과 아발란체 C체인 등은 순유출 구간에 머물렀다. 시장 자금이 분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효율성과 사용성이 입증된 일부 체인으로 선택적으로 이동하는 양상에 가깝다.
결국 이번 흐름은 “이더리움의 약화”보다 “멀티체인 내 기능 재배치”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기준 자산과 핵심 유동성이 모이는 출발점이지만, 실제 수요가 발생하는 거래와 서비스 영역은 점차 다른 체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금은 이제 가장 상징적인 네트워크가 아니라,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