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완화에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비트코인, 7만7000달러선 재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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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 속 비트코인 가격 상승…알트코인·스트래티지 주가도 동반 강세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다소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자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까지 전쟁 확산 우려가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면, 이제는 휴전 연장 가능성과 해상 통로 정상화 기대가 시장의 방향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은 다시 7만7000달러선에 올라섰고,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반등 흐름에 동참했다.
18일 오전 9시30분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억1394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7만7185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전보다 2%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 비앤비, 솔라나, 트론, 도지코인, 하이퍼리퀴드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도 대체로 강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회복을 보여줬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중동발 긴장 완화 기대가 있다. 최근까지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갈등은 원자재 시장뿐 아니라 디지털자산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휴전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가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관련 소식이 시장에 퍼진 직후 비트코인이 한때 7만8000달러선까지 치솟은 것도 이런 기대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이란 측 발언도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줬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운항을 전면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남은 휴전 기간 동안 선박 항행을 허용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다만 실제 적용 범위와 지속 기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시장이 낙관론에 기울고는 있지만,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 측 메시지도 기대 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주말 사이 종전 협상을 재개하고 조만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은 장기적인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이란은 핵물질 이전 가능성을 부인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시장은 휴전 기대와 협상 불확실성을 동시에 반영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분위기 변화는 뚜렷했다. 코인글래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관련 포지션 청산 규모는 약 3억8195만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은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이었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 기준 청산 규모도 7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가격 상승이 단순 현물 매수뿐 아니라 숏 스퀴즈 성격의 움직임까지 동반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반등 강도가 컸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관련 종목에도 즉각 반영됐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 넘게 오르며 166.52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4000달러대에서 7만7000달러대로 높아지면서 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치 역시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이 안도 랠리에 들어섰다고 해서 상승 시나리오만 남은 것은 아니다. 휴전이 연장되거나 보다 안정적인 합의로 이어질 경우 가상자산 시장이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될 경우, 비트코인은 재차 급락 압력을 받으며 6만8000달러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경계론도 존재한다. 현재 시장은 낙관론과 경계론이 동시에 맞서는 전형적인 이벤트 장세에 가깝다.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중요한 변수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 청문회 역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투자 이력에 디지털자산 관련 자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발언 수위와 정책 시그널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규제 이슈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미국 의회의 클래러티 법안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은 제도권 편입 기대를 다시 키우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과 관련한 핵심 쟁점이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법안 진전 자체만으로도 시장에는 우호적 재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정책 기대가 동시에 작동하는 드문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얼터너티브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2를 기록했다. 전일과 같은 수치지만, 여전히 ‘탐욕’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꺾이지는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전쟁 우려 완화, 정책 이벤트 기대, 숏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며 단기 반등의 동력을 확보한 모습이다. 다만 지정학적 변수와 통화정책 이벤트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이번 상승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