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달라진 자금의 방향… 주식은 반등, 코인은 충격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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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 반등 시도, 가상자산 시장은 충격 진정
3일 금융시장은 전날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에는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지수가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급격한 하락 뒤 과도한 매물이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위험자산 전반이 완전히 안정을 되찾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적어도 공포가 한 차례 정점을 통과했다는 점에는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주가 반등의 중심에 섰다. 투자자들은 최근 시장을 눌렀던 대외 변수들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일부 반영했고, 그 결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지수 회복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5377.30에 거래를 마치며 전장보다 2.74% 상승했다. 코스닥도 1063.75로 마감해 0.70% 올랐지만, 상승 탄력은 유가증권시장보다 제한적이었다. 장 초반의 분위기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종목별 온도차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환율도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원·달러 환율은 1505.2원으로 마감하며 하루 전보다 14.5원 하락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자 외국인 수급 여건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고, 이는 주식시장 반등 논리와 맞물렸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가격 반등보다도, 환율 안정이 추가 매수의 배경이 될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이날의 반등 배경에는 중동 관련 긴장 완화 기대도 자리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통항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해상 물류 차질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 다만 투자자들이 이를 완전한 리스크 해소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에너지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장은 위기가 끝났다고 판단했다기보다,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이 조금 낮아졌다고 해석하는 편에 가깝다.
미국 시장은 성금요일로 문을 닫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은 쉬지 않았다. 이날 밤 발표되는 3월 비농업고용, 실업률, 서비스업 지표가 향후 위험자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금리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고, 반대로 둔화 신호가 확인되면 시장은 정책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날 국내 증시와 가상자산의 반등 역시 독자적인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둔 포지션 조정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일 충격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었다. 오후 7시 기준 코인마켓캡 집계에서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3600억달러로 24시간 전보다 2.75% 늘었다. 비트코인은 6만6828달러로 0.58% 상승했고, 이더리움은 2060달러로 0.82% 올랐다. 상승 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급격한 청산이 진정되며 가격이 다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알트코인 흐름은 일관되지 않았다. 솔라나는 0.90%, 도지코인은 1.20% 상승했고 하이퍼리퀴드는 2.51% 올랐다. 반면 바이낸스코인은 0.11%, 엑스알피는 0.04% 하락했다. 트론도 0.66% 내리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시장 전체가 일제히 반등하는 장세라기보다, 자산별 체력 차이가 드러나는 국면이 이어졌다는 뜻이다.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9를 기록했다. 전날 12, 지난주 13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가격은 일부 회복됐지만 심리는 여전히 크게 위축돼 있다는 의미다. 시장이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참가자들의 확신이 약하면 움직임이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지표는 단순 참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과열 완화 신호가 나타났다. 24시간 기준 전체 청산 규모는 2억3978만달러로 전일보다 38.08% 줄었다. 비트코인 청산 규모는 5701만달러였고, 이 가운데 롱 포지션이 3163만달러, 숏 포지션이 2539만달러였다. 이더리움 청산은 4067만달러로 집계됐으며 롱이 2212만달러, 숏이 1854만달러였다. 전날처럼 일방적으로 포지션이 무너지는 장세는 아니었지만, 레버리지 이용자들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플라즈마(XPL)는 2895만달러의 청산이 발생하며 주요 종목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새벽 시간대 대규모 롱 정리가 겹치면서 가격 충격이 확대됐고, 일부에서는 의도적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전체 시장의 불안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유동성이 얕은 자산은 충격에 훨씬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미국 현물 디지털자산 ETF 시장에서는 자금 흐름이 엇갈렸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기준 2일 현지시각 하루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9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면 이더리움은 712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고, 솔라나는 90만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세 자산을 합치면 총 6130만달러 순유출이다. 즉, 전체적으로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비트코인에는 일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현재 시장이 위험자산 전체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자산에는 선택적으로 자금을 넣고, 확신이 부족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비중을 줄이고 있다.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복귀와 이더리움에서의 이탈이 동시에 나타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제도권 편입 기대를 높이는 해외 소식도 나왔다. 코인베이스가 미국 통화감독청으로부터 국가 신탁회사 설립과 관련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방 차원의 수탁 체계 확장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재료로만 보기보다, 가상자산 산업이 제도 금융과 연결되는 방식이 더 구체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면 국내에서는 거래소 관련 공시 이슈가 부담 요인으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이 두나무의 주식교환·이전 결정 관련 주요사항보고서에 정정명령을 내리면서 공시 정확성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 인수 검토 소식까지 더해지며 업계 재편 가능성이 부각됐다. 관련 기대를 반영해 컴투스홀딩스는 강세를 보였고, 한국금융지주는 약세를 기록하며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결국 이날 시장을 관통한 핵심 단어는 ‘진정’이었다. 주식시장은 수급 개선과 환율 안정 속에 반등했고, 가상자산 시장은 급한 청산 이후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다만 이 흐름이 본격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향후 시장은 미국 고용지표 결과, 중동 변수의 실제 완화 여부, 그리고 ETF 자금 흐름이 며칠 더 이어지는지를 확인한 뒤 다음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