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집 주춤한 비트코인, 파생상품 투기 장세로 회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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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월가 자금 유입…식어버린 비트코인 추격 매수세
미국 대형 금융자본의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매집세가 한풀 꺾이면서 암호화폐 시황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시세를 밀어 올리던 거대 자본의 공격적인 유입이 줄어들자, 그 빈자리를 고배율 파생상품 계약이 채우면서 시장 전반의 변동성 리스크가 고조되는 형국이다.
2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 자료를 종합하면, 비트코인 ETF 자본 유입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나 일일 변동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유입액이 3억 달러(약 4419억 원)를 상회하며 호조를 보이는 거래일이 있는 반면, 불과 1000만 달러(약 147억 원) 선에 턱걸이하는 날이 발생하는 등 불규칙한 패턴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속도 조절'은 관련 투자 상품의 거래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평월 기준 659억 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펀드 거래액은 최근 398억 달러까지 축소됐다. 자산을 더 비싸게 주고서라도 확보하려는 수요를 뜻하는 펀드 프리미엄 수치 역시 0.0326까지 하락해 추격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음을 시사했다. 다만 기관들이 보유한 전체 물량은 135만 비트코인 선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이탈보다는 단기적인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시장을 주도하던 거물들의 개입이 줄어들면서 시세 결정권은 다시 파생상품 거래소로 넘어가는 추세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 내 미결제약정 규모가 반등하는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기초자산의 탄탄한 현물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생 계약이 늘어날 경우, 작은 시세 변화에도 연쇄 강제 청산이 발생해 가격 낙폭을 키우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실제로 이달 말 비트코인 시세가 특정 방어선을 위협하자, 단시간에 1억 달러(약 1473억 원)를 웃도는 상방 베팅(롱) 계약이 강제로 소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쏟아진 청산 물량이 다시 시세를 짓누르는 악순환이 발생했지만, 하락장을 방어할 하방 베팅(숏) 청산이나 현물 매수세는 턱없이 부족했다.
디지털 자산 리서치 전문기관인 엑스윈 재팬(XWIN Japan) 측은 현 상황에 대해 "거대 자본들이 시세를 맹목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위험 관리에 방점을 두고 움직이는 국면"이라며 "현물 방어막이 얇아진 현재의 시장 구조에서는 레버리지 계약 동향에 따라 시세가 비정상적으로 요동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온체인 지표 전문가로 알려진 구가온체인 역시 "월가의 뭉칫돈 유입이 지연되는 현재, 비트코인은 다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 자본의 영향권에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당분간 펀더멘털보다는 파생상품 시장의 청산 동향에 좌우되는 불안정한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