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 감원 넘어 사업 재설계…비트코인 채굴사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무게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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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 기업 마라(MARA)가 직원 15%를 감원하고 AI 인프라·데이터센터 중심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상장 비트코인 채굴 기업 마라가 전체 인력의 약 15%를 줄이며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여러 부문의 정규직 직원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부 계약직 인력으로도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사는 이번 감원이 일회성 긴축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라는 기존의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에서 벗어나 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재정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채굴 장비 운용에 집중하던 사업 구조에서,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 사업자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프레드 틸 최고경영자(CEO)도 내부 메시지를 통해 같은 방향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인력 조정이 단순히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판단이 아니라,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사업 모델에 맞춰 조직을 다시 설계하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인력 구조 역시 새 성장축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최근 마라의 행보는 이러한 변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회사는 스타우드 디지털 벤처스와 손잡고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섰고, 유럽의 데이터센터 운영사 엑사이온(Exaion)에도 투자하며 AI 연산 및 고성능 인프라 분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과거 채굴 설비 운영 효율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력·시설·연산 자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재무 전략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마라는 앞서 약 1만5000BTC, 금액 기준 약 11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전환사채 재매입과 재무 안정화에 투입됐다. 여기에는 새로 채굴한 비트코인뿐 아니라 회사가 보유해 온 트레저리 물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보유 자산을 방어적으로 쌓아두는 단계에서 벗어나 미래 사업 전환에 필요한 실탄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관련 발표 이후 마라 주가는 하루 동안 약 8.33% 오르며 8.71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중장기 흐름까지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여전히 50% 넘게 하락한 상태여서, 투자자들이 이번 전환을 완전한 성장 동력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목할 점은 이런 변화가 마라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최근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조직 슬림화와 AI 중심 재편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블록, 제미니, 크립토닷컴, 알고랜드 재단, OP랩스 등 주요 업체들도 인력 효율화와 기술 전략 재조정을 병행해 왔다. 시장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에만 의존하기보다, AI와 인프라 영역으로 무게를 이동시키는 흐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매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어지고 있다. 라이엇 플랫폼은 올해 1분기 약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처분했고, 캉고도 3억달러를 웃도는 물량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는 비트코인 보유량 자체가 기업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지표처럼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유동성 확보와 사업 재편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국 마라의 최근 조치는 감원, 비트코인 매각, AI 인프라 투자라는 세 갈래 움직임이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채굴기업이라는 정체성만으로는 다음 성장 국면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에너지와 데이터센터, AI 연산 수요를 포괄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마라가 이 전환을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업계의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