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몰리는 자금, 알트 ETF엔 아직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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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확실성’ 택했다…가상자산 ETF 시장, 종목별 온도차 뚜렷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자금의 방향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다시 매수세가 붙고 있지만,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 ETF는 여전히 무거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같은 디지털자산 시장 안에서도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우선순위가 뚜렷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번 주 약 1억5387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주 초반만 해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강했지만, 주 후반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특히 1일 하루에만 6억2973만달러가 유입되며 주간 흐름 전체를 순유입으로 되돌렸다.
4월 전체 기준으로도 비트코인 ETF 누적 유입액은 약 19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앞서 몇 달간 이어졌던 순유출 흐름이 멈춘 데 이어, 기관 중심의 수급이 다시 살아나는 신호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회복세의 배경으로 기관 자금의 선별적 복귀를 꼽는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 안에서도 기관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제도권 수용성이 높은 비트코인을 먼저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상장 ETF와 상장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는 전체 공급량의 약 12% 수준으로 집계됐다. 단순 투자 수요를 넘어, 공급 구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비트코인 보유 주체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중장기 기대감도 여전히 강하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는 ‘빅 아이디어스(Big Ideas)’ 보고서를 통해 기관 채택 확대를 전제로 2030년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약 16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전망의 현실화 여부와 별개로, 시장이 비트코인을 여전히 “제도권이 가장 먼저 받아들일 디지털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알트코인 ETF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이번 주 약 8247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일별 기준으로도 4월 말 대부분의 거래일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졌고, 5월 첫 거래일에 1억118만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주간 누적 유출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단기 반등 신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체 흐름을 바꿀 만큼의 힘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이더리움 ETF의 약세는 단순한 수급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 시장은 현재 이더리움을 두고도 기술적 확장성, 생태계 경쟁, 제도권 수요의 지속성 등을 복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담는 자산’으로 분류된다면, 이더리움은 아직 ‘추가 검토가 필요한 자산’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XRP 현물 ETF 역시 방향성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주 순유출 규모는 약 3만5210달러로 사실상 보합권에 가까웠다. 다만 올해 초 하루 약 1600만달러 수준의 순유입이 나타났던 때와 비교하면 최근 자금 유입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수급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긴 어렵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크게 식은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
솔라나 현물 ETF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약 124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부분 거래일에서 관망세가 이어졌고, 자금 유입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다만 일부 기관은 솔라나의 가능성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솔라나 네트워크의 높은 처리 효율과 낮은 비용 구조를 강점으로 언급하며, 기관 채택 확대 가능성을 평가했다. 과거 상승 국면 직전과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결국 현재 ETF 시장은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낙관보다, 비트코인에 대한 선택적 신뢰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자금은 시장 전체를 고르게 사들이기보다, 상대적으로 검증됐다고 여겨지는 자산에 먼저 집중되고 있다.
이는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험 선호가 본격적으로 살아난 시장이라면 알트코인 ETF까지 동반 유입이 확산돼야 하지만, 지금은 비트코인만 웃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ETF 자금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의 체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집중이 더 강해질지, 아니면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알트 ETF로 확산될지가 다음 국면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지금 시장이 보여주는 신호는 분명하다.
기관은 다시 돌아오고 있지만, 아직 모든 자산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