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1,700달러 붕괴 속 엇갈린 투심… 고래들의 '조용한 싹쓸이'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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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ETH)의 시세가 1,700달러 방어선을 내어주며 부진한 늪에 빠져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차트의 약세 흐름 이면에서는 일반 대중의 '항복(Capitulation)'과 거대 자본의 '매집'이 동시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온체인 데이터가 포착되며 향후 추세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개미는 '관망', 세력은 '집중'… 뚜렷해진 손바뀜 현상
11일(현지시간) 디지털 자산 전문 매체 비트코이니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 블록체인 내부 지표에서 투자 주체 간의 극명한 행동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온체인(CryptoOnchain)의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일반 개인 투자자들을 대변하는 일일 트랜잭션(거래) 횟수가 무려 43%가량 급감했다.흥미로운 점은 거래 빈도는 반토막이 났지만, 1회 전송 시 이동하는 평균 자금의 규모는 오히려 184%나 폭증했다는 사실이다. 거래 금액의 중간값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는 시장의 짙은 불확실성에 지친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를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이른바 '고래'로 불리는 초대형 투자자들은 적은 횟수의 이동만으로도 막대한 자금을 굴리며 저점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과거 혹독했던 약세장마다 반복해서 나타났던 '약한 손에서 강한 손으로의 자본 집중'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거래소 이탈하는 현물 ETH… 쏟아지는 '매수 실탄' 스테이블코인
자금의 이동 경로 역시 세력들의 장기적인 랠리 대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인프라에서 외부 지갑 등으로 빠져나간 이더리움 순유출 물량은 7만 9,080 ETH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현물 자산이 거래소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당장의 매도 압력이 줄어들고 장기 보유(홀딩)를 목적으로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반면 가상자산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인 스테이블코인의 유입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의 경우, 최근 순유입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3,44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30일 평균치 대비 무려 440% 치솟았다. 아울러 바이낸스 내 파생상품 시장의 미결제약정 수치도 분기 대비 9%가량 팽창하며 대형 자본들이 향후 변동성에 대비해 공격적인 시장 노출을 이어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1,800달러 넘어야 진짜 반등"… 위태로운 단기 기술적 지표
이처럼 온체인 상의 강력한 펀더멘털 시그널과 매수 실탄 장전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기술적 차트 상황은 매우 험난하다. 현재 이더리움은 1,630달러 안팎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지지벽 역할을 했던 1,800달러~1,900달러 구간이 무너진 직후, 한때 연중 최저치인 1,500달러 언저리까지 밀리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50일, 100일, 200일 등 주요 중장기 이동평균선(MA) 아래에 시세가 갇혀 있어 완연한 하락 채널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시장 전문가들은 메말라가는 현물 공급과 스테이블코인의 대량 유입이 역사적으로 큰 시세 분출을 앞두고 나타났던 전조 증상임은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구조적 변화만으로 V자 반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로서는 최후의 생명선인 1,500달러~1,550달러 구간을 철통같이 방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1,800달러 고지를 완벽하게 탈환하기 전까지 나타나는 소폭의 가격 상승은 추세적 대세 상승이 아닌 일시적인 기술적 되돌림에 불과하다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