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랜드 내세운 '트루스 소셜 비트코인 ETF' 결국 상장 철회… 정치적 압박·수수료 전쟁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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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반의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출범이 최종 무산됐다. 관련 신청서가 미국 규제 당국에서 전격 회수된 가운데, 백악관 발 정치적 이해충돌 논란과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SEC 신청서 무더기 취소… 표면적 이유는 '구조 개편'
20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 및 투자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인 요크빌 아메리카(Yorkville America)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했던 '트루스 소셜' 테마의 모든 디지털 자산 ETF 승인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에 상장 백지화된 라인업에는 비트코인 단일 펀드를 포함해 이더리움 혼합형, 그리고 가상자산 우량주(블루칩)를 묶은 상품 등이 대거 포함됐다.사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취소 배경은 펀드 구조의 전략적 수정이다. 기존 1933년 증권법에 기댄 현물 중심의 뼈대를 버리고, 투자자 안전망과 세제 혜택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1940년 투자회사법 기반으로 상품 궤도를 재편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백악관 덮친 '이해충돌' 논란과 싸늘해진 투심의 이중고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장 철회의 이면에 짙게 깔린 거대한 정치적 부담감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 가치를 표방해 온 요크빌 아메리카는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 긴밀하게 자금을 융통해 온 핵심 파트너다.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그가 가상자산 산업과 맺고 있는 사적이고 금전적인 유착 관계에 대한 파상 공세가 이어져 왔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등 특정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국가 원수직 간의 공사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심각한 이해충돌 비판이 거세졌고, 이로 인해 대통령의 브랜드를 씌운 테마 상품 추진에 엄청난 외풍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설상가상으로 급격히 얼어붙은 크립토 시장의 투자 심리도 뼈아픈 악재가 됐다. 올해 들어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로 흘러든 순유입액은 약 7억 9,000만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블랙록의 IBIT 상품 등에 쏠림 현상이 발생한 결과로, 250억 달러를 블랙홀처럼 쓸어 담았던 지난해의 광풍과 비교하면 턱없이 초라한 성적표다. 심지어 이더리움 현물 ETF는 6억 4,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이탈을 겪고 있으며, 야심 차게 출시된 신규 알트코인 펀드들 역시 줄줄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들의 '수수료 치킨게임'… 트럼프 크립토 영토 확장 제동
대형 전통 금융사들이 주도하는 피 말리는 '수수료 치킨게임' 역시 신생 펀드의 진입을 가로막은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 소속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등 주요 펀드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모건스탠리가 업계 최저치인 0.14%의 파격적인 수수료를 내건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경쟁 강도가 극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도저히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레드오션'으로 변모했다는 뜻이다.당초 TMTG 측은 지난 한 해 동안 자체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인 '트루스파이(Truth.fi)'를 론칭하며 대대적인 크립토 생태계 확장을 꿈꿨다. 하지만 주요 파트너사인 요크빌 아메리카가 1940년법이라는 더 깐깐한 규제 틀 속에서 전통적인 국익 테마(부동산, 안보, 에너지 등) 펀드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던 디지털 자산 펀드 생태계 장악 플랜은 무기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