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에 숨겨진 정치적 묘수… '빌드 나우' 조항이 초당적 지지 이끌까
페이지 정보
본문
미국 의회 내에서 디지털 자산 산업의 명운을 가를 포괄적 규제안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법안 통과의 캐스팅보트로 뜻밖의 조항이 지목되며 워싱턴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특정 법안의 편입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교집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상원 은행위, 규제 윤곽 잡은 새 초안 등판… 14일 심사 돌입
1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코인게이프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최근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의 전면 개정된 초안을 대중에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당장 14일에 열리는 위원회 정밀 심사대에 오를 예정이다.이와 관련해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 기업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의 리서치 총괄 알렉스 손(Alex Thorn)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개정안에 담긴 굵직한 변화들을 조명했다. 새롭게 다듬어진 텍스트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권한 범위 재조정부터 시작해,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에 대한 법적 정의 확립, 내부자 거래 근절을 위한 강력한 제재, 그리고 크립토 기업 파산 시 적용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등 산업 전반의 룰을 뒤바꿀 내용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빌드 나우 법안' 탑재는 신의 한 수?… 워런·케네디 연합 전선 효과
알렉스 손이 이번 초안에서 가장 예의주시한 대목은 제904조에 새롭게 이식된 '빌드 나우 법안(Build Now Act)'이다. 이 조항은 단순히 가상자산 규제를 넘어선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실제로 빌드 나우 법안은 공화당의 존 케네디(John Kennedy) 의원과 '크립토 저승사자'로 불리는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의원이 손을 잡고 발의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주택 관련 포괄 법안인 'ROAD'의 일부로 상원 문턱을 넘은 바 있는 이 조항이 이번 가상자산 법안의 뼈대 안으로 들어오면서, 거센 반대파를 잠재우고 법제화를 이뤄낼 훌륭한 우회로가 개척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전문가들은 이 조항의 삽입이 공화당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입법을 두고 명확한 스탠스를 취하지 않던 케네디 의원에게 확고한 찬성 명분을 쥐여주는 카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가상자산 산업에 극도로 적대적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의 이름이 공동 발의자로 걸려있는 조항이 포함됨으로써, 법안 자체가 지닌 '초당적 협력'이라는 상징성과 무게감이 한층 배가되었다.
강경파 워런의 최종 찬성? "확률 낮지만 정치적 방패막이 역할 충분"
다만, 워런 의원이 자신의 법안이 일부 포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에 흔쾌히 찬성표를 던질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알렉스 손 역시 워런 의원이 그동안 보여준 일관된 산업 규제 강화 성향을 짚으며, 그녀의 최종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의 병합 자체는 여야 강경파들의 무조건적인 반대 공세를 방어하고 정치적 지지층을 넓히는 데 대단히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서명까지 달린다… 7월 입법 현실화 '솔솔'
상원 내 기류는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무르익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 스콧(Tim Scott)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이 미국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산업의 투명성을 제고할 완벽한 장치라고 치켜세웠다. 대표적인 친(親) 크립토 인사인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의원 역시 이 법안을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이 진정한 제도권 편입에 성큼 다가섰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더불어 이번 초안에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의 핵심인 개발자들을 보호하는 조항(블록체인 규제 명확성 법안 기반)이 연초 버전과 비교해 큰 훼손 없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되어 업계의 안도감을 자아냈다.입법 속도전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제기된다. 버니 모레노(Bernie Moreno) 상원의원은 현재의 논의 속도라면 다가오는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여야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이번 개정 초안이 14일 은행위원회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진정한 '초당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시선이 워싱턴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