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통화정책에 갇힌 크립토…비트코인 '손바뀜' 30개월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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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 절벽' 현실화…30개월 만에 최저치 찍은 현물 유동성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투심이 얼어붙었다.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비트코인(BTC) 현물 매매가 급감하며, 장기 휴지기에 접어들었던 2023년 하반기 수준의 '거래 절벽'이 재현되고 있다.
관망세 키운 중앙은행들의 딜레마
가상자산 시장의 생기를 앗아간 가장 큰 원인은 거시경제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유럽 연합, 영국, 일본 등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회의가 줄줄이 예고되어 있다.
월가 안팎에서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과 그로 인한 에너지 가격 널뛰기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통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각국 금융당국이 서둘러 돈줄을 풀(금리 인하) 명분은 없다. 이처럼 피벗(정책 전환) 시기가 묘연해지면서, 투자자들은 과감하게 현물 자산을 쓸어 담기보다 관망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수치로 증명된 유동성 가뭄…대형 플랫폼 직격탄
지갑을 닫은 시장의 모습은 온체인 데이터로 명확히 입증된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채널 크립토퀀트의 전문가 '다크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장세를 "2023년 9월 무렵과 판박이"라고 진단했다. 당시는 직전 하락장의 여파로 대중의 관심이 바닥을 기던 시기다.
실제로 글로벌 대형 플랫폼들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최근 한 달을 기준으로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무려 36조 원(약 250억 달러) 이상의 매매 대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게이트아이오와 오케이엑스(OKX) 역시 각각 19조 원, 8조 원에 달하는 유동성 이탈을 겪으며 거래 규모가 반토막 났다. 이는 특정 서비스의 결함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크립토 현물 수요가 실종되었음을 의미한다.
방향성 상실의 늪, 그리고 역발상
일반적으로 자산 시장에서 손바뀜(거래량)의 축소는 시세의 선행 지표로 작용한다. 든든한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적은 자본의 움직임에도 시세가 크게 출렁이는 변동성에 노출되거나 좁은 박스권에 갇히게 된다.
다크포스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거시 경제의 중장기적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기관과 개인 모두 긴 호흡의 투자를 꺼리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시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역사적 사이클을 언급하며 역발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중의 관심이 철저히 식고 시장 유동성이 극도로 메마른 '무관심의 정점' 구간이, 훗날 돌아보면 언제나 다음 강세장을 준비하는 최적의 매집 기회였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