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7억 증발한 '청산 맵'…가벼워진 시장, 다음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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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 청산 주도, 'XYZ:CL' 단일 청산 96억 원 기록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 누적되었던 투기 자본이 대거 강제 정리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다음 가격 방향성에 집중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세 하락을 점쳤던 매도(숏) 세력이 타격을 입으며 일시적인 반등을 이끌었으나, 하루 전체 누적 통계를 살펴보면 여전히 상승(롱) 베팅 물량의 피해 규모가 훨씬 커 섣부른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9일(현지시간) 가상자산 파생상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전 세계 거래소에서 발생한 강제 청산 금액은 총 1억 8,689만 달러(약 2,757억 원)로 집계되었다. 전체 규모를 기준으로 상승을 기대했던 롱 포지션 청산액이 1억 2,290만 달러를 기록해, 6,399만 달러에 그친 숏 포지션보다 두 배가량 많은 피해를 낳았다.
다만 시계열을 좁혀 단기 흐름을 보면 상황이 급반전된다. 최근 12시간 기준 청산액 3,924만 달러 가운데 숏 포지션이 2,581만 달러를 차지하며 롱 물량(1,344만 달러)을 크게 압도했다. 4시간 기준 데이터에서도 숏(632만 달러)이 롱(579만 달러)을 소폭 웃돌았다. 이는 하락에 베팅했던 물량이 특정 구간에서 연쇄적으로 터지는 이른바 '숏 스퀴즈' 현상이 발생하며 단기적인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시장 대장주들의 타격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두 종목에서만 전체 청산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물량이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4,602만 달러가 청산되었으며, 이 중 롱 포지션 비중이 3,776만 달러로 숏(826만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이더리움 역시 총 4,380만 달러의 청산 규모를 보인 가운데 롱 물량(3,061만 달러)의 피해가 더 컸다.
주요 알트코인 섹터에서는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리플(XRP)의 경우 414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하며 일부 숏 물량이 털려나간 반면, 솔라나(SOL)는 397만 달러 수준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제한적이었다. 밈코인 대표주자인 도지코인(DOGE)은 131만 달러의 청산액을 기록했는데, 주로 롱 포지션 위주로 강제 정리가 이루어지며 단기적인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이번 장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이 동향은 'XYZ:CL' 종목에서 나타났다. 해당 종목에서만 무려 1,268만 달러의 포지션이 날아갔으며, 특히 651만 달러(약 96억 원)에 달하는 단일 최대 규모의 강제 청산 폭탄이 터지며 개별 종목의 극심한 변동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청산 사태를 두고 파생 시장에 껴있던 과도한 빚(레버리지)이 걷히는 자연스러운 진통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단기적인 숏 커버링이 반등을 유도하긴 했으나, 24시간 누적 롱 청산액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어 완연한 상승장 진입을 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투기성 자본이 한차례 빠져나간 만큼 당분간 뚜렷한 추세 없이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 위한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